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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갑자기 옆 친구를 확 깨물어 버린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던 기억이 있으신지요? 저도 쌍둥이를 키우면서 아들이 딸을 깨물려는 상황을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지나쳤는데, 반복되다 보니 이건 분명히 뭔가 이유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왜 아이들은 깨무는 걸까요? 그리고 이 행동, 정말 고쳐지긴 하는 걸까요?
깨물기의 원인 파악 — 아이는 왜 무는 걸까요?
깨물기 행동은 특정 발달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유치(乳齒)가 맹출(萌出)되는 시기, 즉 젖니가 잇몸을 뚫고 올라오는 시기의 영아는 잇몸 자체가 근질거리고 예민해지기 때문에 입으로 무언가를 깨무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여기서 맹출이란 치아가 잇몸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뜻하는데, 이 시기엔 구강 감각 자극에 대한 욕구가 극도로 높아진 상태입니다.
문제는 18개월에서 30개월 사이에도 이 행동이 꽤 자주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아직 정서 조절 능력(Emotional Regulation)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서 조절 능력이란 자신이 느끼는 분노, 좌절, 흥분 같은 감정을 스스로 인식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 능력이 미숙하면 감정이 넘칠 때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됩니다. 즉, 말 대신 이빨이 먼저 나가는 거지요.
저희 아들이 딱 그랬습니다. 아들은 또래보다 언어 발달이 다소 늦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말로 못 하니까 몸으로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것 갖고 싶어", "저 지금 답답해"를 표현할 단어가 없으니 깨무는 행동으로 대신한 것이죠. 이 시기 아이들이 깨무는 주된 이유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언어 표현 미숙으로 인한 의사소통 대체 행동: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지 못할 때 신체로 표현합니다.
- 정서 조절 능력 미발달: 분노, 좌절, 과도한 흥분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깨뭅니다.
- 자기방어 본능: 상대방이 자신을 위협한다고 느낄 때 방어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 애착 표현의 왜곡: 좋아하는 사람에게 애정을 표현하다가 강도 조절에 실패해 깨물기도 합니다.
- 관심 끌기 또는 탐색: 부모나 주변 사람의 반응을 확인하거나 세상을 탐색하는 방식의 일부입니다.
아이 발달 연구 기관인 차이의 놀이 아티클에 따르면,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최소 한 번 이상 타인을 문 경험이 있을 정도로 깨물기 행동이 광범위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출처: 차이의 놀이). 즉, 우리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기다리면 된다"는 말로 넘기기엔, 반복되는 행동은 습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교정 방법 — 단호함과 대안 제시, 두 가지가 함께여야 합니다
깨물기 행동을 교정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행동 직후 즉각적인 반응입니다. 저는 아들이 딸을 깨물려고 할 때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깨물면 아프고 다쳐,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감정을 실어 크게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짧고 명확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반복하는 것입니다.
행동 수정 이론(Behavior Modification Theory)에서는 부적절한 행동이 나타난 직후에 즉각적이고 일관된 피드백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행동 수정 이론이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줄이고 적절한 행동으로 대체하기 위해 환경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조절하는 접근법을 말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나쁜 행동 → 즉각 반응 → 대안 제시"의 흐름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저는 "안 돼"라고 말한 뒤에 꼭 한 가지를 더 했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책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주의 전환(Distraction) 기법인데, 아이의 뇌는 아직 억제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하지 마"보다 "이걸 해"가 훨씬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실제로 저도 처음 몇 번은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이주일 계속 반복하자 아들이 스스로 행동을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에 되는 일은 없더군요.
오은영 박사님께서도 강조하셨듯, 육아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의 독립입니다. 저도 이 말이 정말 깊이 와닿았는데, 깨무는 행동을 교정하는 것도 결국 아이가 사회에 나갔을 때 스스로 감정을 다루고 타인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아이는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아직 모릅니다. 모르니까 가르쳐야 하는 것이고, 그게 부모의 역할입니다.
쌍둥이를 키우며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아들의 언어 발달이었습니다. 말이 빠른 딸과 항상 붙어 지내다 보니, 아들은 자연스럽게 딸의 말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몸으로 표현하던 행동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자, 굳이 몸을 쓸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말이 늘면 공격 행동이 줄어든다는 건 제가 직접 겪으며 확인한 사실입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도 영유아기 언어 발달 지원이 공격적 행동 감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출처: 미국소아과학회(AAP)). 아이에게 "지금 속상해?", "화났어?"처럼 감정 언어를 먼저 건네주는 것, 그게 결국 가장 효과적인 행동 교정의 출발점입니다.
교정 시 이것만큼은 꼭 지키세요
교정 과정에서 부모가 흔히 놓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가 깨물었을 때 과하게 놀라거나 큰 반응을 보이면, 아이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면 엄마아빠가 나에게 집중한다"는 학습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건 제가 초반에 실수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단호하되 차분하게, 그리고 반드시 일관성 있게 반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깨물 때 같이 깨물어 주면 안 되나요? "이렇게 아프다"고 알려주려고요.
A. 이 방법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어른도 하는 행동이구나"라는 잘못된 학습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써보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 방식이 오히려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단호한 언어 반응과 주의 전환이 훨씬 안전한 접근입니다.
Q. 몇 살이 되면 깨무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없어지나요?
A. 대부분의 경우 언어 발달이 본격화되는 만 3세 전후로 많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 교정 없이 방치하면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일관된 반응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꾸준히 반복한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잡혔습니다.
Q. 어린이집에서도 계속 깨무는 행동을 한다는데, 집에서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A. 가정과 어린이집이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는 장소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되면 혼란을 느낍니다. 담임 선생님과 소통해 집에서 쓰는 언어와 반응 방식을 공유하고, 귀가 후에도 감정 언어를 꾸준히 연습시켜 주시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납니다.
Q. 아이가 저(엄마·아빠)를 깨무는 건 애정 표현인가요?
A.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흥분하거나 애정이 넘칠 때 강도 조절에 실패해 깨무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야, 아파"라고 분명히 반응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애정 표현이라도 통증을 주는 행동이라는 것을 아이가 인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
쌍둥이를 키우면서 저도 한때 "이 행동이 정말 고쳐지긴 할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일관된 반응과 언어 표현을 꾸준히 가르쳐 준 것이 결국 답이었습니다. 아이는 모르기 때문에 깨무는 것이고, 부모가 반복해서 가르쳐 주면 분명히 바뀝니다.
교정이 더디게 느껴지는 날도 있겠지만, 아이의 언어 발달을 함께 지원하면서 감정 표현 어휘를 늘려주시면 몸으로 표현하는 행동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입니다. 깨물기 행동이 걱정되신다면, 오늘부터 "안 돼"와 함께 "지금 답답했어?"라는 말 한 마디를 더 건네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