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쌍둥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꽤 오랫동안 딸에게 양보를 강요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아들이 울고 떼를 쓰면 일단 딸이 먼저 양보하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혔고, 저는 그게 문제인 줄도 몰랐습니다. 양보를 가르치는 것과 양보를 강요하는 것,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양보 강요, 저도 모르게 하고 있었습니다쌍둥이를 키우다 보면 둘 중 하나는 항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아들이 먼저 울면 아들 먼저, 딸은 나중에. 이 패턴이 반복되면서 딸은 자기도 모르게 '기다리는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돌아보니 그건 양보 교육이 아니라 일방적인 희생 강요에 가까웠습니다.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아동발달 전문가들이 말하는 자기결정권(Self-determ..
영아기 내내 하루에도 서너 번씩 장난감을 치웠습니다. 밥 먹이고 설거지하고 돌아서면 또 바닥이 장난감 밭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반복이 너무 힘들어서 제가 먼저 뭔가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정리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진짜 공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수납환경부터 바꿔야 정리가 시작된다정리를 못 하는 아이를 탓하기 전에, 제가 먼저 살펴봤던 게 수납 구조였습니다. 뚜껑이 달린 박스, 너무 깊은 바구니, 크기가 제각각인 수납함 — 이런 환경에서는 어른도 정리가 귀찮아집니다. 그래서 뚜껑 없이 트여 있고 깊지 않은 수납함으로 전부 바꿨습니다. 아이 손이 쉽게 닿고, 넣고 빼는 데 힘이 안 들어야 정리라는 행동 자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입니다.거기에 그림 라벨링을 더했습니다. 정리함..
쌍둥이를 낳고 몇 달이 지났을 때, 저는 밥을 씹는 것조차 귀찮아졌습니다.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눈물은 왜 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게 산후 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이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몸이 먼저 무너지면 마음도 같이 무너진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몸으로 이해했습니다.산후 우울증 증상 — 저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쌍둥이 아들은 잠투정이 심했고, 딸은 낮잠을 거의 자지 않았습니다. 한 명이 겨우 잠들면 나머지 한 명이 깨는 식이었습니다. 새벽까지 아들은 울기만 하고, 딸은 초저녁에 자서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제가 눈을 붙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밥은 먹었다기보다 마셨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
솔직히 저도 아이 낳기 전까지는 독감 접종을 한 번도 챙긴 적이 없었습니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처음으로 독감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몸소 알게 됐고, 그때부터 매년 빠짐없이 챙기게 됐습니다. 접종을 했는데도 독감에 걸린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직접 경험해봤는데, 결론은 '그래도 맞는 게 맞다'였습니다.우선접종 대상과 백신 종류, 알고 나니 다르게 보였습니다일반적으로 독감 예방접종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만 챙기면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알아보니 그 범위가 생각보다 훨씬 넓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고시한 우선접종 권장대상(출처: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도우미)을 보면, 생후 6개월부터 59개월 소아, 그리고 60개월에서 18세 소아·청소년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쌍둥이를 키우는 저 입..
아이가 갑자기 옆 친구를 확 깨물어 버린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던 기억이 있으신지요? 저도 쌍둥이를 키우면서 아들이 딸을 깨물려는 상황을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지나쳤는데, 반복되다 보니 이건 분명히 뭔가 이유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왜 아이들은 깨무는 걸까요? 그리고 이 행동, 정말 고쳐지긴 하는 걸까요?깨물기의 원인 파악 — 아이는 왜 무는 걸까요?깨물기 행동은 특정 발달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유치(乳齒)가 맹출(萌出)되는 시기, 즉 젖니가 잇몸을 뚫고 올라오는 시기의 영아는 잇몸 자체가 근질거리고 예민해지기 때문에 입으로 무언가를 깨무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여기서 맹출이란 치아가 잇몸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뜻하는데, 이 시기엔 구강 감각 자극에 대한 욕..
저도 처음엔 그냥 놀이터에 데려가면 알아서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쌍둥이를 키우다 보니 '잘 논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서로에게만 의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맞는 건지,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꽤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그 시행착오 속에서 배운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해봤습니다.놀이 환경: 풀어놓는 것과 방치는 다릅니다제가 직접 해봤는데, 놀이터에서 아이를 그냥 풀어놓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것이 해결됩니다. 위험하지 않다면 뭘 하든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꽃을 보고, 나무를 만지고,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멍하니 바라보고, 개미 한 줄을 10분 넘게 쫓아다니고. 아들 녀석은 곤충이라면 사족을 못 써서 나비를 발견하면 운동장 끝까지 뛰어가기도 ..